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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공부

경제용어 공부의 필요성 - 나는 금융문맹일까?

경제 금융 용어 공부를 시작하다

고등학교 때도 경제를 공부해 본 적이 없고, 대학에서는 인문계열 전공이어서 내 전공에 너무 빠져있던 터라 회계학 원론과 경제학 원론 정도를 학점이수는 했지만, 그 당시에 너무 어려워서 겨우 시험만 보고 기본 개념은 다 까먹었다. 지금도 뉴스나 기사, 금융에 대한 자료를 접할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다가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팔로우하게 된 계정인데, 나 같은 경제 금융 초짜들에게 추천하는 계정이다. 스노우볼 경제 스쿨(@snowball_economy)인데, 대략 2주 전부터 <경제 용어 100개 반>을 통해서 아침마다 10개씩 단어를 공부하고 있다. 막상 공부를 시작했고 2주 과정을 수료했지만, 나처럼 기초가 부족한 사람은 100%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타인에게 그 단어에 대해서 설명해 보라고 하면 말문이 턱 막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뉘앙스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나름대로 장족의 발전이다 싶다(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지!).

 

사진:  Unsplash 의 Adeolu Eletu

 

 

어렸을 때는 내 전공이 아니니 몰라도 되는 분야라고 생각했었다.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3n살이 되어서야 깨닫고 있다. 그나마 남편이 금융권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동안 가계의 경제와 관련된 선택은 남편 덕분에 무리 없이 잘해왔고, 내심 남편에게 은근슬쩍 미뤄두었던 것도 사실이다. 덕분에 별문제 없이 지금에 이르렀지만, 삶의 정말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늘 답답했었다. 만약에 내가 경제적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면 그것은 마치 어린아이 혼자 이 험한 세상에 홀로서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수준일 것이다.

 

 

 

 

얼마 전 김승호 회장의 저서 <돈의 속성>을 읽으려고 책상 위에 꺼내두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챕터가 바로 100페이지에 있는 금융문맹과 관련한 부분이었다. 역사를 돌아보면 지배층은 피지배층을 지배하기 위해 그들이 움켜쥔 헤게모니나 지식을 아래로 확산시키지 않았다. 정치, 종교, 지식이 그러했다. 요즘에 이르러서는 정보화 격차도 그런 측면이 있다. 왜 우리는 어릴 때 부터 용돈기입장을 쓰고 은행놀이를 하는 것 외에는 제도적으로 실물경제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을까? 아마 실물경제를 보는 눈이 생기고 다룰 줄 안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키를 쥐는 것이니, 제도적으로 제대로 교육시켜 주는 곳이 없었겠다는 생각에 일정 부분 동의하게 된다.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중요 지식에 대해 문외한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답답함을 넘어서서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읽다 보니 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직감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하고 있는 경제용어 공부에 더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동안 실물경제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는지 참 답답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책에 소개되어있듯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경제금융용어 700선> 책자를 구하기 위해 검색을 해봤지만, 2020년 이후로 단행본으로 생산을 하지 않는 것인지 거의 다 품절이다. 단행본 가격은 8000원이라 가격도 너무 저렴한데 지금 시중에는 제본한 것으로 39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곳이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조금만 부지런 떨면 그래도 싸게 자료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PDF파일을 다운로드하여서 제본을 맡기기로 했다. 대학가 근처에 살고 있는 덕분에 그나마 인쇄 제본집이 많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다.

 

단행본 보다는 비싸지만 12400원이면 가능한데 이걸 39900원에 팔다니..

 

경제용어가 가나다순으로 나열되어있어서 처음부터 무턱대고 공부했다가는 기억으로 시작하는 단어만 공부하다 끝날 것 같아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부터 공부해 볼 생각이다. 신문기사나 시중에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강의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해가 어렵다면, 아마도 저녁마다 남편을 앉혀 놓고 괴롭혀야 할 테지만 지금 단계에서 꼭 나아지고 싶어서 감히 마음을 먹어본다. 내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이 생기면 종종 포스팅으로 남겨서 다시 복습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