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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공부

역행자 추천도서 - 부자의 그릇

부자들이 추천하는 부자학 입문서, <부자의 그릇>

 

 역행자에 나왔던 추천도서를 하나씩 읽어보자는 취지에서 처음 읽은 책이다. 자청이 독서 입문자도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가장 처음에 꼽았던 책이다. 저자인 이즈미 마사토는 일본 최고의 경제금융 교육 전문가로,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일본 파이낸셜아카데미 주식회사를 이끌고 있다. 일본에서 '돈의 교양'에 대해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문화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제금융 교육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했다고 한다. 일본 내 돈을 다루는 교육 분야에서는 자타공인 전문가인가 보다.

 

일본은 돈에 대해서 정확히 어떤 문화가 지배적인지 나는 잘 알 수 없으나, 어디선가 듣기로는 일본인들은 주로 은행에 예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드는 궁금증은 일본은 투자에 보수적인 분위기일까 하는 것인데, 알 수 없으니 일단 한국으로 돌아와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한국은 예전부터 부동산, 주식 등의 투자와 재테크를 주제로 많은 강의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이 돈을 벌고 투자하며 더 적극적으로 돈을 불리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들을 보면, 적은 노력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책 제목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적은 노력으로 쉽게 큰돈을 벌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일 거다. 돈이 많을수록 여유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 수월해지고, 인생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번다. 직장에 나가서 안정적으로 월급으로 돈을 벌든, 투자나 사업으로 돈을 벌든, 모두 돈을 위해 어떤 행위를 한다. 다만 돈을 불릴 수 있는 행위를 하기 전에, 돈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주제로 하는 책이나 강의들은 쉽게 보지 못했다(내 시야가 좁아서 그동안 돈과 관련된 철학을 정립시킬 수 있는 책이나 강연을 접하지 못한 것일 수도). 이 책은 단순히 부자가 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부자가 지녀야 할 돈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쉽게 쓴 책이다.

 

부자라니. 책 제목은 <부자의 그릇>이고, 책의 띠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수많은 젊은 부자가 꼽은 최고의 부자학 입문서'

부자라는 단어는 나에겐 사용 빈도가 낮은 단어다. 현재 나는 부자가 아니며, 앞으로 점점 발전은 하고자 하나 성공한 사업가처럼 엄청난 재력가가 될 거라는 꿈이나 목표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난해지는 것은 싫지만, 그렇다고 부자가 될 수는 없을 거라는 이상한 무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역행자를 보고 나서도 깨달았다.

 

나는 예전부터 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돈이 충분하여 여유롭게 사는 삶은 당연히 좋은데, 돈을 얻기 위해서(빌리는 것인지 강탈인지 모르겠으나) 당연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이 싫었다. 돈으로 얼굴을 붉히는 먼 친척들을 보거나, 남에게 쉽게 손을 벌리는 사람들을 어려서부터 간접적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겉으로 대놓고 돈돈 거리면 천박하다고 생각했고, 거리감부터 느껴졌다. 절약하고 아끼고 스스로 노력하면서 돈을 모으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들의 삶이고 존중해야 마땅한 것은 당연하다. 다만, 타인에게 돈을 쉽게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질렸다고나 할까. 지금도 아무리 작은 돈이나 재화라도 본인들이 베풀 줄은 모르면서 쉽게 요구하는 사람들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적당히 여유를 줄 만한 재력을 꿈꾸지만, 돈이라는 단어는 이상하게 터부시되고(알게 모르게 질려버린 건 아닐까), 부자라는 단어는 묘하게 나와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였다.

 

 

내가 정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요즘도 여전히 약간의 의구심이 남아있다. 다만 그동안 내가 쌓아온 잘못된 무의식이 나의 성장을 막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점점 돈과 부에 대한 생각도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적절한 시기 좋은 책을 만나 또 생각의 틀이 깨어지고 조금은 넓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 좋게 읽었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쉽도록 소설 형식으로 되어있고, 어려운 내용이 없어서 술술 읽힌다.

다만 읽다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문장들이 있어서 두고두고 보기 위해 여기 기록한다.

 

1장 부자의 질문

 

  • 그리고 부자가 두려워하는 리스크는 돈을 잃는 것이 아니라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다.
  • "따라서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해."

 

2장 부자의 고백

  • "사람들은 회시가 문을 닫거나 개인이 자기 파산하는 원인이 '빚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수중에 '돈이 없어지기 때문'이야."
  • "부채는 재료, 금리는 조달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 "돈을 계속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 "원래 계속 소유할 수 없는 걸 소유하려 하니까 무리가 발생하는 거고. 그래서 돈을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세. 부자들은 돈을 소유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일정한 규칙에 따라 사용하고 있어."
  • "부자라고 불리는 인종들은 이 가치(교환가치)를 분별하는 눈이 있어. ... 가치를 분별하는 힘이란, 상대방이나 물건을 신용할 수 있는지 분별하는 힘을 의미해."
  • "핵심은 설령 실패한 경험이 있어도 괜찮다는 거야. 스스로 곰곰이 잘 생각하고 실행하는 경험이 곧 신용이 된다는 걸 잊지 말게."

 

3장 부자의 유언

  •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수많은 행운을 얻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 돈의 거울이 비춘 자네의 진짜 모습은 아직 그만한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돈의 엄청난 에너지를 그릇된 방향으로 사용한 거지. 그리고 단순히 '사업을 확대할 것이냐, 그대로 계속할 것이냐'로 스스로 선택지를 좁혀버렸어. 타이밍도 잘못됐고, 물건의 가치도 잘못 봤어."
  • "돈은 그만한 그릇을 가진 사람에게 모여든다네."
  • "돈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가져온다고 했네. 돈은 세상을 순환하는 흐름과도 같아. 흘러가는 물을 일시적으로는 소유할 수 있어도 그걸 언제까지나 소유하지는 못하는 법이지. 그래서 부자라는 인종은 돈을 반드시 누군가에게 맡기거나 빌려주거나 투자하려고 들어. 그때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관건이야."
  •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어. 그런 건 몸으로 해야 한다네."

책은 술술 읽히지만, 곰곰이 씹어가며 소화해야 할 문장들이 많다. 그래서 요약으로 보기보다 책을 정독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돈의 속성은 본디 흐른다는 것, 그래서 고여있게 하려고 할수록 자연스럽지 않은 선택이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임을 인지하기. 그리고 내가 돈에 대해 취하고 있는 태도(라이프스타일)도 다시금 수정해야겠다. 그리고 쌓아야 할 나의 신용과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제대로 된 가치와 신용을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을 길러서 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키워 나가야 하는 것이 숙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