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관리하는 삶
불안장애의 증상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불안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과도한 불안감을 느껴, 신체적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나 역시 불안장애로 긴 시간 고생한 적이 있다. 지금은 증상이 많이 호전되어서 약물의 도움 없이도 정상적인 삶이 가능한 상태지만, 내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체질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리하려고 노력하려는 편이다. 전반적인 신체적 건강상태를 신경 쓰니 정신 건강도 많이 좋아짐을 느끼는 요즘이다. 다시는 예전처럼 아픈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불안 증세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불안이란?
불안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여러 책들을 읽어보면 불안은 인간 진화의 산물이라고 쓰여있다. 굶주림이나 맹수의 공격 등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했던 수렵채집인의 삶이 인류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 긴 시간 동안 인류는 생존을 위해 불안감을 느끼고,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하지만 현대인의 삶은 맹수의 공격이나 굶주림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다기보다는, 다른 요인에 영향을 더 받고 있는 것 같다.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진학이나 고용상태, 대출이자 같이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긴 시간 노출되는 삶을 살고 있다. 게다가 SNS의 발달로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외부자극에 노출되며,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스스로 비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인류의 진화에서 불안은 위험을 인식하고, 생존에 대비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며, 위험을 감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감정이었다. 즉, 모든 불안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불안이 일상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에 끊임없이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불필요한 불안이 일상이 되기 전에 자신의 심리를 되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과도하게 불안감을 느끼는 불안장애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이나 걱정과 같은 감정은 유전, 환경, 뇌 화학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불안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 심박수 증가
- 빠른 호흡
- 안절부절못함
- 집중력 저하
하지만 사람마다 불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누군가는 마치 멀미를 하듯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공황 발작, 악몽, 고통스러운 생각을 경험할 수도 있다.
몇 백명의 청중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거나 사자와 맞닥뜨린 것이 아닌데도 과도한 불안 증세가 나타난다면 일반적인 불안 증세가 아닐 수 있다. 일상적인 불안과 불안 장애는 엄연히 다르다. 새로운 일이나 스트레스가 되는 일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지만, 본인을 통제할 수 없거나 과도해져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경우 장애로 간주된다.
불안 장애는 한 가지가 아니고 여러 종류의 불안감과 관련된 심리증상을 통칭하는 말로 다음과 같다.
- 공황 장애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 강박장애(OCD)
- 분리불안
- 질병에 대한 불안
- 공포증
- 범불안 장애(GAD)
- 사회불안 장애
본인의 불안 증세가 일상생활을 누리는 데 영향을 준다면 반드시 정신건강의학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적절하게 치료하고 관리하면 불안 장애를 관리하면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장애 증상은 어떻게 치료할까?
불안장애로 진단받고 병원의 도움을 받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인지 행동 치료(CBT)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상담 시 자연스럽게 인지 행동 치료를 선생님이 적용했다고 하셨었는데,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하게 어떤 것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환자의 입장에서 느낀 바를 말하자면, 내가 잘못 인지하고 있는 지점들(불안하지 않아도 되는데 불안감이 촉발되는 어떤 상황들)을 천천히 긴 시간 동안 올바로 인지할 수 있게끔 상담을 통해 바꿔나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항우울제와 진정제와 같은 약물을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약물을 통해 뇌의 화학적 균형을 유지하고 불안 발작을 예방하는 것으로 심한 증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불안장애가 아닌' 가벼운 불안증세를 다스리는 방법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불안장애는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한 질병이다.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가장 먼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래에 소개할 내용들은 질병의 단계로 나아가기 전에, 혹은 나처럼 질병에서 회복된 이후 일상적 수준에서의 불안감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불안을 평소에 다스린다면 자신의 삶을 더 윤택하게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 활동적으로 생활하기
규칙적인 운동은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늘 강조했던 부분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들 중에서, 평소 신체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 활동량이 적은 불안 장애 환자들보다 불안 증상을 덜 느낀다고 한다.
운동을 하고 심박수를 높이면 항불안 신경 화학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런 물질들이 불안을 유도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 세로토닌
- 감마-아미노뷰티르 산 (GABA)
-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 (BDNF)
- 엔도칸나비노이드
미국 심리학 협회(APA)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은 집중력과 의지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이는 특정 불안 증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운동유형은 개인의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심박수를 높이는 HIIT 수업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달리기가 가장 좋다. 하지만 고강도 운동이 부담스러울 경우 가볍게 필라테스나 요가 같은 저강도 운동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2. 술을 멀리하기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진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내 주변에서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실제로 술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경향을 꽤 보기도 했다. 하지만 술을 가까이한다고 해서 증상이 완화되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해외의 많은 연구에서는 불안과 알코올섭취의 연관성이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면 불안과 우울증 모두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과도한 음주는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을 방해할 수 있다. 때문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특정 불안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불안감을 느껴서 술을 찾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처음에 술을 줄이면 불안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이 개선된다고 한다.
술은 또한 수면 항상성을 방해함으로써 신체의 자연적인 수면 능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여겨지는데, 불안을 퇴치하는데 숙면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술을 멀리하는 편이 훨씬 좋다.
3. 금연하기
나는 비흡연자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다. 흡연은 술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에 대한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인생에서 담배를 일찍 시작할수록 나중에 불안 장애를 발병할 위험이 더 높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니코틴과 기타 화학물질은 불안과 관련된 뇌 경로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4. 카페인 섭취 줄이기
만성 불안증세가 있는 경우 카페인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신경질과 안절부절못한 느낌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카페인에 예민해서 커피를 마시면 안절부절못한 느낌과 심장이 쿵쾅거리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디카페인 음료를 주로 마시는 편이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불안 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공황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패닉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안전하지만,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편이라면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5. 숙면 취하기
정신 건강에 있어서 수면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2012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거의 3분의 1의 성인이 밤에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지 못하는 것인지 알려주는 지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이 매일 7~9시간의 수면을 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 밤에만 잘 것
- 잠자리에 들기 전에 TV나 책을 읽지 말 것.
- 잠자리에 들기 전에 휴대전화, 태블릿 또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 것.
- 카페인, 과식, 니코틴을 취침 전에 피하기.
- 방을 어둡고 시원하게 유지하기.
- 잠자리에 들기 전에 걱정을 적어두기.
- 매일 같은 시간에 자려고 노력하기.
6. 명상과 마음 챙김 실천하기
나도 명상을 해보려고 하는데, 아직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넷플릭스에 있는 헤드스페이스나 다양한 명상 어플의 도움을 받으면 그나마 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명상의 목표는 현재 순간에 대한 완전한 인식이라고 한다.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반복적인 명상 훈련으로 모든 생각과 감정을 마음 챙김으로 견디는 능력이 증가하여 평온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서 불안감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30분의 명상이 불안 증상을 완화하고 항우울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7. 균형 잡힌 식생활
저혈당, 탈수,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공향료, 인공색소, 방부제 등)은 종종 사람들에게 기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고당질의 식단도 심리적 기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습관과 불안의 연관성이 적을 것 같지만 건강 전반을 신경 쓰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므로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하다면 식습관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섭취,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복합 탄수화물, 과일과 야채, 저지방 단백질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노력해 보자.
8. 심호흡하기
불안감을 느낄 때 얕고 빠른 호흡이 자주 나타난다. 불안에 취약한 사람들에겐 가쁘고 얕은 호흡이 빠른 심장 박동, 현기증 또는 어지럼증, 심지어 공황 발작도 유발할 수 있다.
심호흡은 천천히, 고르게, 깊게 숨을 쉬는 의식적인 과정으로 다양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호흡법이 있다.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접하기 쉬운 것들이니, 급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알고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9. 아로마테라피 이용하기
아로마 테라피는 수천 년 동안 인간이 사용해 온 치유 요법 중 하나다. 천연 식물 추출물과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여 정신, 신체, 영혼의 건강과 을 증진시키는 목적으로 긴 시간 사용되었다. 민간요법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최근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도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적용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첨가물 없이 천연 식물 추출물로 만든 에센셜 오일은 직접 흡입하거나 따뜻한 목욕이나 디퓨저에 첨가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아로마테라피 전문가(혹은 전문 서적등을 참고하기)의 도움을 받아서 시도해 보면 좋다. 보통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에센셜 오일은 다음과 같다.
- 베르가못
- 라벤더
- 클라리 세이지
- 자몽
- 일랑일랑
10. 카모마일 차 마시기
카모마일 차 한 잔은 신경을 진정시키고 수면을 촉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의 한 연구에서 독일 카모마일 캡슐(220mg, 하루 최대 5회)을 복용한 사람들이 불안 증상을 측정하는 검사 점수가 위약을 복용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카모마일 추출물이 수면 장애를 겪는 쥐의 수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카모마일 성분은 벤조디아제핀과 유사하게 작용하는데, 벤조디아제핀 수용체에 결합하고 벤조디아제핀과 유사한 수면 유도 활성을 갖기 때문에 안정감과 수면 유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크 초콜릿의 효능과 영양학적 이점들 (0) | 2023.06.03 |
---|---|
오메가3 많은 음식은 무엇일까? (0) | 2023.05.31 |
비타민 D 수치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들 (1) | 2023.05.29 |
걷기운동의 효능 - 특히 아침에 걷기 운동을 하면 이로운 점 (0) | 2023.05.26 |
애플 사이다 비니거 먹는 법 - 사과식초 다양하게 활용하기 (0)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