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맛집 노량진수산시장 부부전복에서 포장하기
지난주 이곳저곳 맛집을 뚫고 있는 지인분이 추천해 주신 노량진 부부전복. 이야기를 듣다가 너무 갑자기 먹고 싶어 져서 집에 오자마자 그날 저녁에 먹기 위해서 인어교주해적단 홈페이지에서 주문을 했다. 상호는 전복가게인데, 인어교주해적단에 등록한 이후로 대게로 유명한 가게가 되었다고 한다. 내 돈 주고 대게를 먹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킹크랩이나 대게 이런 것들 가격이 너무 비쌀 것 같고, 먹기 번거로울 거라 생각해서 회 보다 이상하게 손이 덜 갔던 듯하다.
이 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대게에 꽂혀버렸고, 이유인즉슨 지인이 전해준 시세 이야기 때문인 것 같다. 러시아산 대게는 국내의 꽃게 같은 것과 다르게 딱히 제철이라는 게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살수율도 80퍼센트 이상으로 괜찮은데, 국내에서 수요가 떨어지는 기간이라 대개 시세가 떨어지는 시기라고 했다. 비쌀 때는 1 킬로그램 당 6만 5천 원에서 7만 원도 간다고 하는데, 요즘은 4만 원이라 싸게 먹기 좋은 시기라고 들으니, 오늘은 대게를 꼭 먹어야겠다 싶었던 거다.
인어교주해적단 페이지에 들어가면 내가 대게를 먹을 줄 어떻게 알고 "대게킹크랩" 아이콘이 있다.
바로 밑에 추천시세에도 수입대게가 있고, 많이들 찾는 시기가 아니라던데 곳곳에서 대게 시세를 확인하기 쉽게 되어있다.
나는 상단의 '시세'를 눌러서 러시아산 수입대게를 눌렀더니 등급 따라 시세를 조회할 수 있다.
A급 특대 살수율 80% 이상은 38000원부터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추천받았던 부부전복이 마침 9등에 있어서 바로 터치하면, 인상 좋으신 사장님이 게를 들고 웃고 계신다.
퀵 배송이랑 당일 배송 같은 것도 가능한데, 노량진이 가까워서 직접 픽업하기로 하고 메뉴선택을 한다.
우리는 그리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 2인 1.3 킬로그램으로 주문했고, 찜 비용, 손질과 볶음밥 비용을 추가로 결제했다.
노량진에 도착하니 스티로폼 박스에 시간 맞춰 딱 포장이 되어있었다. 노량진 형제수산처럼 엄청 업체가 크고 사람이 바글바글한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다른 손님들이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스티로폼 포장 상자들이 있었다. 수산시장에서 사진을 좀 더 남겼어야 했는데, 호객하시는 분들이랑, 식을까 봐 빨리 가져가느라 남겨놓은 사진이 없다. 아직 어리숙한 초보 블로거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손질도 너무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온기가 가득했다. 또 급한 마음에 포장 내용도 찍어 놓지 못했다. 접시에 옮겨 담아 둔 플레이팅 사진으로 대신한다. (인어교주해적단에 들어가면 리뷰들 볼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거기서 확인가능합니다)
채소를 안 먹는 것은 조금 죄책감이 느껴져서 급히 샐러드 한 접시를 만들었다. 부부전복이라는 상호 때문인지, 다른 가게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서비스로 새우랑 백합, 전복 찐 것도 꽤 많이 왔다. 볶음밥이야 뭐 당연히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맛없을 리가 없었다. 게도 살이 실했고 진짜 게눈 감추듯이 먹어버렸다. 날도 조금씩 더워지니 샴페인도 살짝 곁들여서 저녁식사를 잘 해결했다.
문득 대게 먹은 후기 글을 쓰다 보니 인어교주해적단 진짜 잘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수산시장이나 바닷가 근처 가면 호객에 치이고, 바가지에 치이고, 뭐가 제철이고 어디가 좋은 집인지 알기 어려웠는데 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편해할 만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참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은근 불편한 점들이 꽤 생기는 데, 이제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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